이번 학기도 어찌어찌 잘 해나가고 있는 듯 합니다.

5월의 중간고사 과제 세미나 발표는 예약 해놓고 야근하느라 못가서, 뒤늦게 보니 제 주제를 교수님께서 발표하고 있는 눈물 겨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녹화된 발표 동영상을 보고 '그래도 한 건 했다고 생각하세요.' 라는 일침에 학점은 멀어진 것만 같습니다.

물론 영어의 공부는 3일 정도 소요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만,

주말 내내 1. 상업 공간의 패널을 만들기 + 2. 자연을 모티브로 공간 조형을 위한 작업을 했습니다. 마침 늑대와 향신료를 재미있게 보고있던 터라, 자연이라고 해봐야 늑대, 보리, 황철석... 이런 것 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늑대의 꼬리면 또 어떨까 하여, 하지만 다소 집착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 넓은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보다가 좌절하고 NASA사이트에 들어가 허블 망원경 사진을 보던 중 V868 모노티로스 성운의 형태가 마음에 들어옴을 느끼고, 여기에 꼬리의 디테일을 우겨넣은 형태의 쇼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참전한 게임쇼 인테리어의 아쉬움의 발현이랄까.

주말은 가고 월요일, 과제를 내는 날 입니다.

과제의 파일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공지를 다시 읽어봅니다.

...

맙소사... 교수님 왜 그러십니까.

다시 확인하니 10m * 8m 의 평면 제한이 걸려있었던 것입니다.

만들어 놓은 쇼룸을 보니 42m * 48m.

줄이고, 크롭하고 해보니 이건 뭐 병맛이었습니다.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결과는 상업공간이라는 키워드에서 떠오르는 것이 카페알파 밖에 없어서 그걸로 했습니다. 마음이 급해지면 익숙한 것 이외에는 잘 떠오르질 않습니다. 카페알파의 원작은 '미래의 요코하마에서 기억을 보여주는 로봇이 기이한 경험을 한다'는 소재였던 것 같은데, 어쩐지 '그립다 + 카페'라는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무튼 난장판으로 모델을 만들어놓고, '집 주인이 친구들과 놀기 위해 만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카페' 라는 요지의 설명을 현학적 풀어서 써놓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10초정도 고민을 하다가 제출하고 잠을 자기로 합니다.

이제 과제 3개와 시험 1개 남았습니다. 끝나면 야근 모드 발동 준비중.
이것도 끝나면 집 앞에 있는 카페데베르에 가서 늑대와 향신료 5권을 읽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놓고 보니 우측 하단의 테이크 아웃 아가씨가 은근히 끌리는 맛이 납니다.
내 문서/일기장 l 2008/06/10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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